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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학부생 생존기 - 1. 오리엔테이션, 전공구성

루루루 1 135 03.25 00:19
quelle: die Welt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라이프치히 대학교 kulturwissenschaften(cultural study, 문화학) 학부 졸업을 앞두고 있는 학생입니다. 졸업하기 전 제 학교 생활 썰을 풀어볼까 합니다. 독일은 뭐 학교별 도시별 차이가 커서 타학교 예비 전공생들에게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냥 재미로 봐 주세요.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게 있는데 저는 한국에서 공학계열을 전공하고 관련분야에서 일을 하다가 독일에 와서 다시 인문학 계열 공부를 새로 시작한 케이스입니다. 그래서 해당분야 기본지식이 전혀 없었고 독일어도 독일에 와서 처음 배웠습니다. 즉 인문학 공부를 그것도 독일어로 처음 접했다는 거죠. 그 덕에 참 많이도 헤맸습니다 ㅋ(사실 지금도 ㅋ)

암튼 배경은 그러합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개강 며칠 전 즐겁게 사뿐사뿐 학교에 갔습니다. 10년 전 개나리 꽃 향기 풀풀나던 그 날이 떠올라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다시 새내기라니.. 가을이지만 어쩐지 벚꽃냄새가 나는 것같기도 하고.
오리엔테이션이라고 하지만 별거 없더군요. 입구에서 카탈로그를 받아 펼쳐보니 일주일간 진행되는 학부별, 전공별로 오리엔테이션 강의실이 빼곡하게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30분 전 칼같이 가서 조용히 구석에 가서 앉았습니다. 학점 구성과 전공설명을 하더군요.
인문사회 계열은 총 180학점을 이수해야 하는데 간단히 말해 한 과목에 10학점씩 총 18과목입니다...만.. 여기엔 필수 인턴실습(프락티쿰), 졸업논문이 포함되어 있어서 실제로는 16과목입니다. 구체적인 구성을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학부필수 2과목: 학부 전체 공통입니다. 한 과목은 과학철학+논리학(여기서 많은 학생이 자신의 졸업가능성을 점쳐봅니다..), 다른 하나는 타 학부 과목 수강입니다. 전 경제학 개론을 들었습니다. 이후로 경제학도들을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전공필수 4과목: 한 과목이 보통 Verlesung(메인강의), Seminar(소그룹 심화학습), Übung(보충, 연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문화학은 문화철학, 문화사회학, 문화역사학, 문화경영학 이렇게 네 과목입니다.모든 학생이 대강의실에서 함께 듣는 Vorlesung에선 이론적인 부분을 다룹니다. Seminar에선 심화된 테마를 다루는 데 여러가지가 있어서 하나를 선택하면 됩니다. Übung은 다시 모든 학생이 함께 듣습니다. 대게 그 주 Vorlesung에서 다룬 이론을 토론을 통해 반복학습하는 과정입니다.

전공선택 4과목: Vorlesung이 없습니다. 위기가 점점 가깝게 다가옵니다. 거의 Seminar만 있습니다. 격렬한 토론으로 가득 찬 폐쇄공간에 적응해야 합니다. 창 밖을 자꾸 보게 됩니다. 과목별로 6~8개 Seminar가 개설되는데 그 중 2개를 선택합니다.

같은 계열 내 부전공 6과목: 부전공은 세 가지 유형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한 전공으로 6과목을 들을 것이냐, 두 전공으로 3과목씩 들을 것이냐, 아니면 매 학기 자유롭게 선택할 것이냐. 저는 정치학 전공 6과목을 선택했다가 3학기째 포기하고 자유선택으로 바꿨습니다. 뭘 선택하든 크게 메리트가 있다거나 어드밴티지가 있는 건 아닙니다.

논문: A4 30~40장입니다. 등록 후  23주를 주는데 외국인 학생이 보통 6개월 정도 걸린다고 보았을 때 적당한 기간입니다.

필수 인턴: 300시간. 전공 관련 분야에서 하면 되는데 독일은 인턴문화가 자리잡혀 있어서 웬만한 기관은 다 학부인턴생을 받습니다. 급여는,, 안주는 곳도 많습니다..시무룩.


이 때는 참 패기가 넘쳤드랬죠. 시간표만 봤을 뿐인데 이미 마스터가 된것같은 이 기분. 독일 대학교 다 씹어먹을 기세였는데 첫 수업 이후.. 그 슬픈 이야기는 다음에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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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루님! 연재글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