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 소개

설레는 가슴을 안고 첫 수업에 들어간 그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얼마나 초조했던지 식은 땀이 흘러 등허리가 얼어붙고 심장이 맥주캔처럼 구겨져버린 기분이었습니다. 자신감은 온데간데 없고 그곳을 얼른 탈출하고만 싶었죠. 타지에서 공부를 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할 겁니다.

유학생활은 생각만큼 화려하지 않습니다. 답답하고 외로운 나날들의 연속이죠. 매일같이 벽에 머리를 찧는 기분입니다. 언어라는 벽에 말이죠. 수업시간엔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사전을 아무리 찾아도 그 단어는 없는 난감한 상황이 익숙하죠.

난 과연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갈까? 그럼 한국가면 뭐하지? 하…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그러나 좌절하긴 이릅니다. 동료와 선후배는 어딘가에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과방을 만들었습니다. 비록 옆에 있지는 않지만 여기저기에 있는 유학생들이 서로 선후배가 되고 동기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모르는 것을 묻고 토론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답답함이 좀 가시지 않을까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내가 있는 곳에서는 접하기 힘든 세계각지의 소식과 학계의 분위기, 논문과 실습, 취업에 대해서까지 이야기할 수 있다면 정말 좋지 않을까요?

과방은 외로운 유학생들의 공간입니다. 한국에서 경험한 과방처럼 학생들이 오며 가며 들러서 이야기도 하고 전공서적도 공유하는 편안한 사랑방이 되길 기대하며 만들었습니다. 부담없이 찾아와 얼마든지 자신의 지식을 뽐내길 바랍니다. 그래서 고단한 학업에 과방이 티끌만큼이라도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모두모두 화이팅!

 

2017년 8월 8일 독일 라이프치히